[춘천] LOB & ROBINA / Dayglow

2020. 4. 28. 23:00

오랜 춘천생활을 정리하는 겸 지인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요근래 식사를 같이 하고 있다.

어제는 동기들과 연구소 선생님들, 오늘은 젼님과 린언니. 린언니가 운전을 할 수 있어 멀리까지 나갔다.

식사는 lob & robina. 언니들이 아주 강력추천했다. 월급날처럼 특별한날 가는 곳이라고 했다.

 

 

들어가자마자 있는 치즈와 파스타. 식품료점을 느낌을 낸 곳.
카운터도 아주 멋스럽다. 젼님도 나와버렸다.

 

앗 언니 나와버렸어!

석양이 지는 시간의 가게가 너무 예뻐서 세로로 찍을 수 밖에 없었다. 오늘 내가 한껏 꾸미고 갔으면 셀카도 혹은 언니에게 찍어달라고 했을텐데. 오늘도 그냥 대학원생복장이라 ^^;;

메뉴. 언니들 말로는 저번과 메뉴가 다르다고 했다.

 

토마토 소고기 스파게티.
후추 베이컨 페코리노 노른자 스파게티.

언니들이 가장 추천한 메뉴다. 치즈 냄새를 싫어하는 사람에게는 비추천. 지금 생각해보니 링귀니를 하나 먹어볼걸 그랬다. 아쉽다. 돈이 허락한다면 샐러드도 먹어볼걸. 치즈 듬뿍 넣어서.

훈제 파스트라미, 블랙페퍼, 절인 홍두깨살 훈연향 피자

피자는 도우쪽이 맛이 독특(?) 했다.

맛도 괜찮았고 분위기도 괜찮았지만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사장님의 친절함이다. 나야 첫방문이지만 언니들은 몇번 앞서 방문했는지, 기억을 바로 하셨다. 그리고 언니들이 전에 뭘 주문했는지 기억을 못했는데 되려 사장님이 기억하시고 알려주시더라 ㅋㅋㅋ 의외로 이런 센스가 손님입장에서는 기억에 크게 남는다. 항상 회식하러 어딜갈지 고민하는 우리 연구소 선생님들께 빨리 추천해드려야겠다. 여자 교수님들도 좋아하실 듯 하다.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먹을까하다가 그만두었다. 맛이 궁금하기도 했지만.

 

 

디저트는 이쪽으로...

전에 리버언니가 그렇게 극찬했던 도넛집이다.

외관부터 간zi철철
메뉴.

이 사람들과 오래 지낼 수 있었던 이유일지도몰라... 마음속으로 앗 흑임자.. 토피넛 딸기청 사과쥬스...? 이렇게 4개로 이상형월드컵 돌리고 딸기청을 골랐는데 젼님은 사과쥬스, 린언니는 흑임자 라떼를 골랐다. 사람눈이 거기서거긴지 취향이 비슷한건지...ㅋㅋㅋㅋ

(앗 도넛이 여러종류 있었는데 깜빡했다 찍는걸 ! )

 

인테리어가 식사했던 롭앤로비나에 비해 갑자기 모던해졌다. 내가 언니들에게 이케아에는 안가봤지만 이런느낌이지 않을까요? 했더니 이런느낌은 아니라고 했다. 그럼 바우하우스 어쩌구 섞은 그런 감성인걸로.

차례대로 사과쥬스. 흑임자라떼. 딸기청. 도넛은 바닐라크림과 다크초콜릿

이걸 찍던 린언니의 포즈가 재밌어 린언니를 찍었다. 프라이버시를 지켜주자.

도넛은 사실 빵부분이 진짜 맛이 있었다. 인정인정 원따봉. 다크초콜릿도 먹어보고싶었으나 배가 불렀다.

5년 지낸 곳, 내 20대 초반을 모두 보낸 춘천을 떠나려고 하니 조금은 슬퍼졌다. 고등학교때 이런얘기를 들었다. 대학생이란 권리는 많으나 책임은 적은 것. 이제 대학도 대학원도 끝나고 진짜 사회인이 되려나부다. 부당한일이 있어도 조금 참아야하고 마음이 불편해도 조금은 참아야하는 사회인. 박사까지 하면서 10년을 지낸사람들은 어떤 기분일까. 춘천이란 곳은 사실 서울에 일평생을 살던 사람이 지내기엔 당연히 불편한곳이다. 인프라도, 아무것도 없으니까. 춘천에 지내면서 마음도 바뀌었다. 춘천에서는 버스가 15분 후에 오면 정말 양호한 것이다. 서울이면? 이건 분명 뒷차가 사고가 난거다. 큰일. 차가 없으면 물론 불편하지만, 그걸 제외하면 정말 재밌는 곳이다. 오히려 커뮤니티가 작아서 뽀짝뽀짝 귀여운 문화행사들도 많이한다. 예쁜 카페와 맛집도 많다. 한적하다. 나는 이제 본가로 돌아가 복잡한 서울의 하루를 보내겠지. 젼님과 린언니도 오는 8월, 집을 빼야해서 걱정인가보다. 카페에서는 내내 그 얘기를 했다. 서울이 사실 초년생이 살기 어렵지. 나도 다시 내가 서울에 집을 살 수 있을지 걱정이다. 지금 집을 재건축하면 이사가야하는데, 그리고 나서, 다시 돌아갈 수 있을까?

'나의 발자취'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성수] 도치피자 / 온화  (0) 2020.05.23
[청담] Darling Kitchen / 옳음  (0) 2020.05.16
[춘천] 체리온탑  (0) 2020.04.18
[춘천] 베를린  (0) 2018.06.13
[대치동] 스터디 카페 LOFT  (0) 2018.05.20